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벼랑 끝 · 1982
변시지, 〈벼랑 끝〉, 1982

작품 100/FŪDO 028

FŪDO 028 · 1982 · 제주 중기 · 에세이

벼랑 끝

The Cliff’s Edge

기본 정보

식별번호FŪDO 028
제목벼랑 끝The Cliff’s Edge
제작연도1982

짧은 해설

마른 풀잎색을 칠하는 일이 곧 제주를 부르는 일이다. 색은 풍토를 드러낸다.

작품 글 · 에세이

글 변정훈

낮은 언덕 끝, 말 한 마리가 검은 윤곽으로 웅크려 섰다.
여기에 특별한 사건은 없다. 다만 한 빛이 언덕과 바다와 하늘을 한꺼번에 물들인다.
변시지에게 이 색은 그리기 위한 물감이 아니었다.
이 마른 풀잎색을 칠하는 일이 곧 제주를 부르는 일이었다. 붓이 화면에 닿을 때마다,
그 땅의 볕과 바람이 함께 딸려 왔다.
벼랑 끝의 말도, 그 아래 바다도, 같은 색 안에서 같은 풍토를 숨 쉰다.
이 색은 풍경을 덮는 것이 아니다. 풍토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색이 곧 이 땅이다.
그가 평생 한 색을 떠나지 않은 까닭이 여기 있다. 색을 바꾸는 일은, 그에게 제
자리를 버리는 일이었다.

관계 지도 · 제주 중기 전반 · 마른 풀잎색의 완성

벼랑의 끝은 풍경의 경계이면서 화가가 색을 바꾸는 문턱이다. 마른 풀잎색은 제주를 닮은 색이 아니라 제주에서 살아낸 시간의 밀도로 화면을 채운다.

제주의 표면색을 옮기는 데서 벗어나, 햇빛·바람·노동·시간이 함께 밴 하나의 회화적 색으로 나아간다.

생애·시간

  • 1975제주 정착 이후 독자적인 제주화풍을 모색.
  • 1982〈벼랑 끝〉 제작.
  • 1980–1982제주 초기의 도상이 성숙기의 색·선·여백으로 넘어가는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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