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돌담 위 까마귀 · 1980
변시지, 〈돌담 위 까마귀〉, 1980

작품 100/FŪDO 058

FŪDO 058 · 1980 · 제주 중기 · 시

돌담 위 까마귀

Crows on the Stone Wall

기본 정보

식별번호FŪDO 058
제목돌담 위 까마귀Crows on the Stone Wall
제작연도1980

짧은 해설

돌무덤은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다 말을 잃은 사람들의 형상이다.

작품 글 · 시

글 변정훈

돌담 위에
까마귀들이 모여 있다.
그 앞의 돌무덤도
가만히 보면
사람들이 웅크려 앉은 듯하다.
어깨를 맞대고,
고개를 숙이고,
한 덩이로 모여 있다.
멀리 바다에는
배 한 척이 떠 있다.

새들은 날 수 있지만
돌이 된 사람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너무 오래 기다려
사람이 돌이 된 것일까.
떠난 하나를 기다리며
남은 이들이 서로 기대어
한 무덤처럼 굳어버린 것일까.
배는 멀고,
기다림은 뭍에 남는다.
돌무덤은 죽은 돌이 아니다.
돌아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다
말을 잃은 사람들의 형상이다.
돌은 오늘도
그 자리에 있다.

관계 지도 · 제주 중기 전반 · 이어도와 기다림의 해역

돌담 위의 까마귀는 바다 쪽을 향하고, 돌은 움직이지 않은 채 시간을 견딘다. 기다림은 돌아올 이를 부르는 행위보다 돌아올 자리를 지우지 않는 일에 가깝다.

빈 배·돌·까마귀·그리움이 돌아오지 않는 존재를 기억하는 하나의 해역을 이룬다.

생애·시간

  • 1975제주 정착 이후 독자적인 제주화풍을 모색.
  • 1980〈돌담 위 까마귀〉 제작.
  • 1980–1982제주 초기의 도상이 성숙기의 색·선·여백으로 넘어가는 문턱.

34개 언어 작품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