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흔들리는 조각배 · 1987
변시지, 〈흔들리는 조각배〉, 1987

작품 100/FŪDO 025

FŪDO 025 · 1987 · 제주 중기 · 시

흔들리는 조각배

The Wavering Skiff

기본 정보

식별번호FŪDO 025
제목흔들리는 조각배The Wavering Skiff
제작연도1987

짧은 해설

견딤은 멀리 있는 존재의 흔들림을 함께 견디며 끝내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일이다.

작품 글 · 시

글 변정훈

마른 풀잎색 바다가 화면 가득 기울어 있다.
멀리 왼편에 조각배 한 척이 점처럼 흔들린다.
그러나 흔들리는 것은 배만이 아니다.
검은 물결도 흔들리고, 언덕 위 초가도 흔들리고,
말과 사람의 마음도 같은 바람 안에서 흔들린다.
배는 바다에 있고, 사람과 말은 뭍에 있다.
서로 다른 자리에 있으나, 하나의 불안 속에 있다.
사람은 배를 붙잡을 수 없고,
말은 그 흔들림을 멈출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하는 일이 하나 남는다.
바라보는 일이다.
초가는 몸을 낮추고,
말은 사람 곁에 서고,
사람은 끝내 바다에서 눈을 거두지 않는다.
견딘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일이 아니다.
멀리 있는 존재의 흔들림을 제 마음 안에서 함께 견디며,
끝내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일이다.
흔들리는 조각배는 바다 위의 작은 배이면서,
사람 안에서 흔들리는 하나의 삶이다.

세상은 넓고 배는 작다.
그러나 그 작은 존재 하나 때문에,
뭍의 모든 것이 조용히 숨을 죽인다.

관계 지도 · 제주 중기 전반 · 떠나는 배와 남은 자리

흔들리는 조각배를 끝까지 바라보는 시선이 화면의 중심을 붙든다. 견딤은 자신의 흔들림만 참는 일이 아니라 멀리 있는 존재의 불안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떠나는 배·흔들리는 조각배·빈집·노송과 노인이 떠남을 붙잡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바라보는 자세를 만든다.

생애·시간

  • 1975제주 정착 이후 독자적인 제주화풍을 모색.
  • 1987〈흔들리는 조각배〉 제작.
  • 1985–1987검은 태양·빈집·산·노년의 도상이 기억과 동행의 서사로 확장.

34개 언어 작품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