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Chapter 01 · When Wind Became Form

타향에서 자신을 그리다

재현의 기술에서 풍토의 문턱까지

온라인 전시/제1장

그는 풍경을 잘 그리는 화가에서, 풍경이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일본에서 익힌 정확한 재현과 서울 시기의 풍부한 색채는 제주 회화와 단절된 과거가 아니다. 변시지는 이미 많은 것을 그릴 수 있었기에, 귀향 이후 무엇을 덜어낼 것인지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장은 젊은 자화상에서 시작해 색채가 옅어지고, 말의 두 자세가 귀향의 문턱에 서는 순간까지를 따라간다.

자화상 1944

FŪDO 038 · 1944

자화상

Self-Portrait

  • 일본 시절
  • 자기응시

어두운 바탕 앞에 선 젊은 화가가 정면 가까이 얼굴을 내밀고 화면 밖을 응시한다. 검은 재킷과 흰 셔츠, 단정한 머리와 굳은 입술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의 긴장을 품는다.

자신을 응시한 눈은 곧 닫힌 정원과 정교한 세계를 바라본다.

가을 애련정 1965

FŪDO 036 · 1965

가을 애련정

Autumn at Aeryeonjeong

  • 서울 시절
  • 화려함의 기억

창덕궁 후원의 정자와 연못이 푸른빛과 황금빛의 나뭇잎 속에 잠겨 있다. 정교한 건축과 물의 반영, 촘촘한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재현의 완성은 끝이 아니라, 덜어냄을 가능하게 한 출발점이었다.

창덕궁 1970

FŪDO 037 · 1970

창덕궁

Changdeokgung Palace

  • 서울 시절
  • 재현에서 존재로

눈 덮인 궁궐 정원에 곧은 나무와 정자, 기와지붕이 안정된 원근 속에 놓여 있다. 눈 위의 푸른 그림자와 가지의 구조가 세밀하게 포착된다.

색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로의 목소리를 낮추며 한 빛 안으로 들어갔다.

일몰 1975

FŪDO 071 · 1975

일몰

Sunset

  • 제주 초기
  • 색의 전환

분홍빛과 푸른빛, 누런빛이 바다와 하늘 사이에서 옅게 번진다. 저녁의 수평선은 선명한 경계라기보다 여러 시간이 스며드는 얇은 숨결처럼 남는다.

고개를 든 말과 숙인 말 사이에서 귀향의 두 자세가 태어난다.

조랑말 1975

FŪDO 053 · 1975

조랑말

The Pony

  • 제주 초기
  • 귀향의 두 자세

두 조랑말이 푸른빛과 살구빛의 들판에서 몸을 맞댄다. 한 말은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보고, 다른 말은 머리를 낮추어 발밑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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