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30선/CORE 02 / 30
가을 애련정
Autumn at Aeryeonjeong
- 화려함의 기억
- 색채
- 덜어냄
화면 앞에서
창덕궁 후원의 정자와 연못이 푸른빛과 황금빛의 나뭇잎 속에 잠겨 있다. 정교한 건축과 물의 반영, 촘촘한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미술사적 구조
〈가을 애련정〉에는 훗날의 제주 회화에서 보기 어려운 풍부한 색과 정교한 공간이 있다. 이 작품은 변시지가 색을 다룰 능력이 부족해 단색의 화면에 이른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는 이미 화면을 충분히 채울 줄 알았다. 이후 색을 줄이고 여백을 넓힌 것은 결핍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제주 회화의 준비단계로만 낮춰 보아서는 안 된다. 통제된 정원과 물의 반영이 이루는 서울 시절의 독립된 완성이다.
비울 수 있었던 것은 먼저 충만하게 채워보았기 때문이다. 후기의 마른 풀잎색은 화려함을 몰랐던 가난이 아니라, 많은 색을 통과한 뒤의 절제다.
핵심 문장
변시지의 비움은 색을 몰랐기 때문에 생긴 가난이 아니라, 많은 색을 통과한 뒤 이루어진 선택이었다.CORE 02 · Autumn at Aeryeonjeong · 1965
작품 이미지와 기본 식별 정보: byunshiji.org / works / 036
이 글의 철학적 문장은 작품에서 출발한 비평적 해석이며 작가의 직접 발언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