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30선/CORE 04 / 30
일몰
Sunset
- 색의 전환
- 시간의 중첩
- 절제된 풍요
화면 앞에서
분홍빛과 푸른빛, 누런빛이 바다와 하늘 사이에서 옅게 번진다. 저녁의 수평선은 선명한 경계라기보다 여러 시간이 스며드는 얇은 숨결처럼 남는다.
미술사적 구조
〈일몰〉은 제주 회화가 곧바로 마른 풀잎색에 도달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화면에는 아직 여러 색이 살아 있지만 어느 하나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색의 수가 아니라 색들이 경계를 내어주는 방식이다. 새벽의 서늘함과 낮의 온기, 저물녘의 고요가 하나의 옅은 빛 속에 머문다.
색을 제거하기 전에 화가는 여러 색을 조용하게 만드는 법을 발견했다. 절제는 삭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이 한 화면에서 함께 숨 쉬도록 하는 질서다.
핵심 문장
많은 색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서로를 낮추어 한 빛 안에 함께 머물게 된 것이다.CORE 04 · Sunset · 1975
작품 이미지와 기본 식별 정보: byunshiji.org / works / 071
이 글의 철학적 문장은 작품에서 출발한 비평적 해석이며 작가의 직접 발언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