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제5장
사라진 것은 없어지지 않았다. 빈 배와 굽은 몸, 흐릿한 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부재는 빈 공간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희미해진 말, 길을 잃은 말과 까마귀, 폭풍이 지나간 뒤의 낮은 집, 물허벅을 지고 돌아가는 몸, 바람에 휘어진 나무가 사라진 것의 압력을 보존한다. 기억은 선명한 복원이 아니라 남은 자세다.
FŪDO 091 · 1988
Recollection
세로로 긴 화면에 초가와 바다, 작은 인물과 희미한 말이 겹쳐 있다. 말의 형상은 주변 빛 속으로 스며들며 존재와 부재 사이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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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 존재는 지워진 것이 아니라 너무 깊이 들어와 윤곽을 잃는다.
FŪDO 081 · 1990
Where To?
바람에 휩쓸린 들판에서 말이 고개를 숙이고, 까마귀가 가까이 머문다. 길은 보이지 않으며 두 존재는 움직이기보다 같은 막막함 속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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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사라진 들판에서 까마귀는 답을 주지 않고 말 앞에 머문다.
FŪDO 018 · 1990
Typhoon
밝아진 하늘 아래 낮은 초가와 돌담, 숙인 말이 남아 있다. 태풍의 순간보다 지나간 힘이 지붕과 땅, 몸에 남긴 압력이 화면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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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장관보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힘이 집과 몸에 남긴 압력이다.
FŪDO 093 · 1991
The Way Home
검은 하늘과 흰 바람 아래 물허벅을 진 여인과 말이 낮은 집을 향한다. 두 몸은 하루의 무게에 기울었지만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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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은 처음의 몸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하루의 무게를 삶의 자리까지 데려가는 일이다.
FŪDO 014 · 1995
Solitude
거센 바람에 나무가 한쪽으로 휘고, 그 아래 작은 사람이 땅 가까이 몸을 웅크린다. 까마귀와 먼 배가 넓은 여백 속에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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