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가는 배
위로란 슬픔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슬픔 곁에 조용히 머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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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란 슬픔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슬픔 곁에 조용히 머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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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다는 것은 떠나기 전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떠나온 자리의 뜻을 비로소 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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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는 선착장에 도착했지만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착과 부재가 한 장면에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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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 순간 배가 사라질 것 같아 노인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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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삶이 멎은 자리가 아니라, 세상의 작은 움직임이 더 또렷하게 들리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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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하지 않음으로써 함께 있는다. 막막한 멈춤이 가능한 유일한 존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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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자기 존재를 밀어 올리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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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무엇을 얻는 시간이 아니라, 오지 않는 것을 향해 마음을 오래 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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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고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바라보다가 끝내 멈추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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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다고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움은 함께 지키는 침묵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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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도 닿지 못하는 사람이 그립다. 부를 수 없는 이름을 나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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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을 평생 그린 화가가 자식의 떠남을 그렸다. 날아오름은 잘 키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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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은 헤어짐과 돌아옴을 함께 담은 말이다. 붙잡지 않으면서도 잊지 않겠다는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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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쓴다. 쓰는 동안 떠난 이는 다시 마주 앉은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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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말은 떠나가는 배와 우리가 나눈 모든 순간을 고요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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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한 것이 가장 흐릿하게 남는다. 말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내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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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빈 배는 어부가 이어도에 가 닿았다는 유일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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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란 바람이 그친 뒤 걷는 길이 아니라, 지친 몸으로도 끝내 집을 향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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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떠남 끝에 지쳤어도 끝내 제 자리로 향하는 마음 하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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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곧은 길을 찾는 일이 아니라, 굽은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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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이 마른 풀잎색으로 가라앉기 전, 화가는 돌아온 곳을 오래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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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토란 보이지 않는 힘이 한 세계를 함께 살게 하는 일이다. 모두 같은 바람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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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땅에서, 한 사람은 바다에서 같은 하늘 아래 하루를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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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떠남을 그리던 손이 마침내 돌아옴을 그렸다. 떠남과 돌아옴 사이에 한 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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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검은 해, 작은 배와 해안선이 최소한의 선으로 남는다. 마지막 화면은 닫힌 결론보다 열린 여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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