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44 · PART IV · 하나씩 덜어내고 남은 것
바다가 더 많았다
〈흔들리는 수평선〉 · 2005
글 변정훈
바다가
거칠게 일어났다.
벼랑 위에
노인 하나.
말 한 마리.
파도가
한 번 올라오자
노인과 말이 선 땅이
좁아 보였다.
노인은
지팡이를 힘주어 짚었다.
말도
네 발로 버티고 섰다.
서로를
보지 않았다.
둘 다
바다를 보고 있었다.
나는
수평선을 그었다.
선은
반듯하게
가지 않았다.
한 번 흔들리고
다시 이어졌다.
바다를
더 넓게 그렸다.
그러자
사람도 말도 작아졌다.
그림은
바다가 더 많았다.
다시
파도가 왔다.
말이
목을 낮추었다.
노인의 작은 등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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