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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PART III/STORY 38

STORY 38 · PART III · 떠난 뒤에 남는 것들

잘 가거라

〈그리움〉 · 1996

글 변정훈

그리움
〈그리움〉 · 1996

새 세 마리.

하나.
둘.
셋.

집 위에
잠시 머물러 있었다.

한 마리가
먼저 날아올랐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조금 더 있다 가면
안 되겠니.”

새는
돌아오지 않았다.

두 번째가
따라갔다.

둘은
조금씩 작아졌다.

마지막 새만
남아서
떠난 쪽을 보고 있었다.

나도
그 새를 보았다.

새가
몸을 돌렸다.

나는
손을 반쯤 들었다가

무릎 위에 놓았다.

들면
돌아올 것 같았다.

마지막 새가
날아올랐다.

조금 늦게.

나는
작게 말했다.

“잘 가거라.”

새는
멀어졌다.

나는
부르지 않았다.

새가 작아질수록
그 둘레의 하늘은
넓어졌다.

하늘을 보던 눈도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마지막에는

하나씩
덜어냈다.

몸을 낮추고

색을 말리고

선을 줄이고

손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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