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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PART II/STORY 17

STORY 17 · PART II ·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같은 곳을 보지 않아도

〈조랑말〉 · 1975

글 변정훈

조랑말
〈조랑말〉 · 1975

말 두 마리가
가까이 서 있었다.

한 마리는
고개를 들고

먼 곳을 보았다.

다른 한 마리는
고개를 숙여

발밑을 보고 있었다.

같은 곳을

보지 않았다.

나는
등을 따라

선을 그었다.

한쪽에서는
목이 올라갔고

다른 쪽에서는
목이 내려갔다.

두 말 사이로
바람이 지나갔다.

두 갈기가
같은 쪽으로 누웠다.

고개 든 말이

앞발 하나를 옮겼다.

풀이
짧게 바스락거렸다.

곁의 말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귀 하나만

발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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