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풍토 · 제1부 · 2 / 24
색
들어가며
첫 번째 문이다.
색은 가장 먼저 온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목을 읽기 전에 색을 본다.
무엇을 그렸는지 알기 전에 이미 색이 눈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색은 가장 늦게 이해된다.
형태는 말로 옮길 수 있다.
언덕이 있고 사람이 서 있다고 하면 대충 전해진다.
색은 옮겨지지 않는다.
붉다고 말해도 어떤 붉음인지 전해지지 않는다.
어두운 붉음이라고 덧붙여도 마찬가지다.
색에는 이름이 부족하다.
우리가 가진 색 이름은 몇십 개다.
눈이 구별하는 색은 그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화가들은 색에 다른 이름을 붙인다.
그 땅의 것에서 가져온다.
흙색.
하늘색.
풀색.
이름이 사물에서 온다는 것은 색이 사물에서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물은 그 땅에 있다.
이 문 앞에 세 사람이 선다.
타마요의 색은 흙에서 올라왔다.
오키프의 색은 마른 공기에서 왔다.
뭉크의 색은 안에서 나왔다.
앞의 둘은 땅에서 왔고 마지막 하나는 땅에서 오지 않았다.
그래서 뭉크가 이 부의 반대 증인이다.
명제를 세우기 전에 반증을 하나 옆에 두는 것이다.
색이 반드시 땅에서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떤 색은 땅 없이 설명되지 않는다.
그 차이를 이 부에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