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 하나
더 덜어낼 것이 없어서 한 점만 남았다. 가장 비어 있는 곳이 가장 꽉 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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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덜어낼 것이 없어서 한 점만 남았다. 가장 비어 있는 곳이 가장 꽉 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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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신에게, 마음은 배에게. 하나의 기원이 떠난 이와 남은 이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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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잎색을 칠하는 일이 곧 제주를 부르는 일이다. 색은 풍토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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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걸인이라 불렀으나, 그는 바람과 구름을 지나온 사람이다.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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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것은 세상과 끊어지는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과 함께 깊이 머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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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딘 만큼 모양이 생긴다. 모양은 견딘 시간의 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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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고 비우고 물러난 끝에, 아무도 없는 한 평에 내려앉는 빛이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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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처럼 작은 사람이 화면을 지배한다. 그 점이 작을수록 고독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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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끊어질 듯 가늘어졌다가 다시 이어진다. 한 줄의 선 안에 한 생애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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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차마 볼 수 없어 눈을 가린 채 밤을 비춘다. 보지 않아도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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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을 하나씩 내려놓는다. 버릴 줄 아는 사람만이 버릴 것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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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즘에서 풍토로, 재현에서 존재로, 형태에서 자세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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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온 곳과 아직 닿지 못한 곳 사이에서 붓으로 자신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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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랜 색은 비어 있지 않다. 오래 바라봄은 바랜 색 안에서 오랜 울음을 찾아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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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는 짙어져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래 견디며 바랜 끝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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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가 오래 견뎌 누렇게 바랜다. 바다는 해녀의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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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잎색은 삶이 오래 견딘 뒤에도 끝내 남는 살아 있는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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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거리이며, 닿지 못하나 끊어지지 않는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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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 머물 자리가 아니다. 오름은 내림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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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촌은 바다와 땅이 서로의 생을 나누어 맡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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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배와 남아 있는 집, 바다의 삶과 땅의 삶이 한 풍토 안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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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자가 있어야 떠날 수 있고, 지키는 자가 있어야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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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가진 것들이 곁을 잃은 하나를 끝내 잊지 않는 일이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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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 위 모든 것이 서로를 향해 굽는다. 이곳은 떠난 배가 돌아올 따뜻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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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집이 아니라 잠시 자리를 비운 집. 떠남도 작별도 없는 평범한 한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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