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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PART III/STORY 36

STORY 36 · PART III · 떠난 뒤에 남는 것들

나갈 때는 몰랐소

〈어부의 집〉 · 1993

글 변정훈

어부의 집
〈어부의 집〉 · 1993

언덕 위에
집 한 채.

그 앞에
사람 하나.

노를 쥐던 손이
이제는 지팡이 머리를 쥐고 있었다.

바다에는
배가 나가 있었다.

노인은
그쪽만 보았다.

“누가
타고 있소?”

“모르오.”

눈은
배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갈 때는
몰랐소.”

“무얼 말이오?”

“여기서
이렇게 보는 줄.”

나도
두 번
그렇게 나갔다.

떠나던 날
나는
몇 번이나 돌아보았던가.

언덕을 내려가
물가에 섰다.

그리고
돌아보았다.

언덕 위에
집 한 채.

그 앞에서
사람 하나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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