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33 · PART III · 떠난 뒤에 남는 것들
무슨 소식을 가지고 왔니
〈소식〉 · 1984
글 변정훈
까마귀 한 마리가
지붕 가까이 날아와
맴돌았다.
나는
처마 밑에 서서
그 새를 올려다보았다.
“어디서
왔니?”
까마귀는
대답하지 않았다.
날개를
한 번 크게 저었다.
“서울 쪽에서
왔느냐?”
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밥은 잘 먹는지.
아픈 사람은 없는지.
아이들은 얼마나 컸는지.
입까지 올라왔다가
하나씩 내려갔다.
마지막에 남은 것은
한마디였다.
“다들
잘 있더냐.”
까마귀가
한 바퀴 더 돌았다.
나는
대답을 기다렸다.
아무 말도
오지 않았다.
한참 뒤
내가 먼저 말했다.
“잘 있으면
됐다.”
까마귀는
멀리 날아갔다.
서울 쪽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들었다.
높이 들지는 않았다.
누가 보아도
모를 만큼
작게.
까마귀가
멀어졌다.
손은
잠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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