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5 · PART II ·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걸어야 할 걸음
〈이대로 가는 길〉 · 2006
글 변정훈
노인은
그림 한쪽에 있었다.
말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 사이에
넓은 땅이 있었다.
나는
말이 있는 쪽을 보았다.
노인이
지팡이를 옮겼다.
지팡이 끝이
땅에 닿았다.
발 하나가
따라왔다.
다음 발은
곧 나오지 않았다.
한 걸음보다
다음 한 걸음이
더 멀었다.
나는
먼 말에서 눈을 떼고
노인의 발 앞을 보았다.
지팡이 끝이
거기 놓여 있었다.
그 작은 자리만
보았다.
노인이
지팡이를 조금 옮겼다.
발이
그 가까이 왔다.
그날은
거기까지였다.
떠난 사람은
한 번 떠난다.
보낸 사람은
매일
보낸다.
배가 멀어진 뒤에도
눈은
바다에 남는다.
빈 곳은
없는 것을
지우지 않는다.
오히려
더 오래
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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