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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PART II/STORY 23

STORY 23 · PART II ·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이마를 맞대는 사람들

〈바다는 해녀의 눈물〉 · 1989

글 변정훈

바다는 해녀의 눈물
〈바다는 해녀의 눈물〉 · 1989

바다에서 나온 사람은

말보다 먼저
숨을 쉬었다.

휘이.

길게
내쉬었다.

노래 같기도 하고

울음 같기도 했다.

한 사람이 물었다.

“괜찮아요?”

대답이 없었다.

괜찮다는 말이

너무 큰 날이 있었다.

묻던 사람이

가까이 갔다.

어깨가
닿았다.

한 사람이
고개를 숙였다.

다른 사람도
그만큼 숙였다.

두 이마가
닿았다.

한 사람의 숨은
아직 빨랐다.

곁의 사람이

어깨를 내리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한 사람도
따라 내쉬었다.

휘이.

이번에는

조금 짧았다.

바다가

바위 아래까지 왔다가

물러갔다.

잠시 뒤

한 사람이 말했다.

“내일도
들어가야겠지요.”

“그래야지.”

그 말을 하고도

두 사람은

이마를 댄 채

잠시 더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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