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 사람을 그린 사람들 · No. 29 / 50
미켈란젤로 —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Michelangelo — Sistine Chapel Ceiling
1508–1512. 프레스코, 약 40 × 14 m.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 전체에 수백 개의 몸이 있다. 창조와 타락, 예언과 구원이 한 공간 위에서 이어진다.
미켈란젤로는 조각가의 눈으로 회화를 그렸다. 인물들은 색으로 칠해졌다기보다 몸의 부피로 세워진다. 근육과 비틀림, 무게와 긴장이 천장을 떠받친다.
〈아담의 창조〉에서 두 손가락은 거의 닿을 듯 떨어져 있다. 신의 힘은 접촉보다 그 사이의 간격에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 여백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자리다.
변시지의 여백에도 같은 긴장이 있다. 배가 돌아오지 않은 바다, 사람이 지나간 들판, 까마귀가 내려앉기 전의 하늘. 비어 있는 자리는 부재와 기다림을 품는다.
미켈란젤로의 몸은 거대하고 영웅적이다. 변시지의 몸은 작고 기울어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몸을 정신이 머무는 장소로 보았다.
두 손가락은 아직 닿지 않았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