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연구·비평/명화, 다시 읽기/Ⅴ 사람을 그린 사람들

Ⅴ — 사람을 그린 사람들 · No. 25 / 50

아르침볼도 — 〈사계〉

Giuseppe Arcimboldo — The Four Seasons

1563년 이후 여러 연작. 패널 또는 캔버스에 유채. 주요 작품은 빈 미술사박물관·루브르박물관 등에 소장.

아르침볼도 — 〈사계〉 — Arcimboldo — The Four Seasons (1563–1573)
Giuseppe Arcimboldo, Winter, 1563.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

꽃과 과일, 곡식과 나무껍질이 모여 사람의 얼굴이 된다. 가까이 보면 자연물이고, 멀리서 보면 초상이다.

아르침볼도의 그림은 장난처럼 시작하지만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묻는다. 봄은 꽃으로 젊은 얼굴을 만들고, 겨울은 마른 가지로 늙은 얼굴을 만든다. 인간의 몸은 계절의 산물로 다시 조립된다.

르네상스 궁정의 박물학과 수집 문화, 자연에 대한 지식이 이 기묘한 초상 안에 들어 있다. 재치는 관찰의 정밀함 위에서 가능했다.

변시지는 사람을 자연물로 조립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과 자연의 경계를 천천히 지웠다. 노인의 몸은 바람의 방향을 닮고, 나무의 기울기는 사람의 자세를 닮는다.

아르침볼도는 부분들을 모아 하나의 얼굴을 만들었고, 변시지는 한 존재 안에서 풍토 전체가 보이게 했다. 하나는 조합의 미학이고, 하나는 스밈의 미학이다.

과일은 여전히 얼굴을 이루고 있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