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평/명화, 다시 읽기/Ⅱ 어둠으로 들어간 사람들
Ⅱ — 어둠으로 들어간 사람들 · No. 07 / 50
카라바조 — 〈의심하는 토마스〉
Caravaggio — 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1601–1602년경. 캔버스에 유채, 107 × 146 cm. 포츠담 상수시 궁전 회화관.
“신은 미술가에게는 보이기 위해 존재하고, 신앙인에게는 믿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 변시지, 『예술과 풍토』
어둡다. 빛 한 줄기가 네 사람의 얼굴과 손만 비춘다. 배경은 지워졌다. 중요한 것은 손 하나와 열린 상처뿐이다.
토마스가 손가락을 예수의 옆구리 상처에 넣는다. 예수는 그의 손목을 잡아 이끈다. 믿음이 추상적 관념이라면 이 장면은 필요 없다. 카라바조는 믿음이 눈으로만 오지 않고, 몸과 상처를 통과해 온다고 말한다.
테네브로소의 강한 명암은 사건을 극적으로 만들지만, 단순한 연극적 효과에 머물지 않는다. 어둠은 불필요한 세계를 덮고, 빛은 확인해야 할 것만 남긴다. 지운 자리가 그림을 만든다.
변시지도 지운다. 하늘과 땅의 세부를 지우고, 마른 풀잎색 한 장과 노인 하나, 말 한 마리를 남긴다. 카라바조의 어둠은 감추어서 드러내고, 변시지의 여백은 비워서 드러낸다. 방법은 반대지만 꼭 있어야 할 것만 남는다는 점에서 만난다.
의심한 사람이 먼저 손을 뻗었다. 묻지 않는 믿음은 얕을 수 있다. 상처를 확인하려는 손은 믿음을 거부하는 손이 아니라, 더 깊이 건너가려는 손이다.
그림 앞에 오래 서 있으면 우리도 그 손이 된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