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46 · PART IV · 하나씩 덜어내고 남은 것
남은 것들
〈공수래공수거〉 · 2012
글 변정훈
넓은 땅에
말 한 마리가
고개를 돌려
뒤를 보고 있었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고삐를 잡은 손도 없고
등에 실린 짐도 없었다.
그래도
말은 떠나지 않았다.
집도.
나무도.
바다도.
나는
내 손을 보았다.
오래 붓을 쥐고 있던 손.
손가락을
하나씩 폈다.
마지막 손가락이
늦게 펴졌다.
빈손이었다.
다시
그림을 보았다.
말 곁에
누구 하나
세워 주고 싶었다.
대신
붓을 헝겊에 닦았다.
헝겊에
마른 풀잎색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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