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1 · PART II ·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FEMME〉 · 1947
글 변정훈
여인이
앉아 있었다.
머리는
뒤로 묶여 있었다.
일할 때
흘러내리지 않게.
귀에도
목에도
반짝이는 것은
없었다.
한 손은
목 가까이에 있었고
다른 손은
다리 위에 놓여 있었다.
손가락이
귀 뒤에서 내려와
목 한쪽을
눌렀다.
“목이
아프오?”
“조금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하지요.”
“내일은
일하러 가야 하니
못 나와요.”
여인이
목을 천천히 돌렸다.
한쪽에서
멈췄다.
눈만
이쪽으로
왔다.
나는
붓을 내려놓았다.
잠시
기다렸다.
여인이 말했다.
“어서
그리세요.”
손은
아직 목에 있었다.
나는
다시 붓을 들었다.
기울어진 목.
내려간 어깨.
굵은 팔.
다리 위에 놓인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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