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02 · PART I · 끝이 가까워지니 보이는 것들
반가움
〈반가움〉 · 1979
글 변정훈
강아지 한 마리를
작게 그렸다.
그런데
자꾸 이쪽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가
다시 무릎 위에 놓았다.
강아지가
한 걸음 왔다.
멈추었다.
또 한 걸음.
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나인 줄
알겠니?”
강아지는
고개를 기울였다.
돌아온 뒤
사람들은 물었다.
어디 갔다 왔느냐고.
왜 이제 왔느냐고.
나는
말을 골라 대답했다.
강아지는
묻지 않았다.
무릎 앞까지 왔다.
코끝이
손등에 닿았다.
잠시 뒤
작은 혀가
손가락을 핥았다.
나는
그 손을 들어
강아지 머리에 얹었다.
“그래.”
그 말만 했다.
꼬리는
계속 흔들렸다.
해가 기울었다.
강아지는
먼저 돌아갔다.
나는
손을 들여다보았다.
씻으러 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손을
무릎 위에 놓았다.
아까
작은 혀가 닿았던 곳이
아직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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