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연구·비평/명화, 다시 읽기/Ⅶ 오늘의 사람들

Ⅶ — 오늘의 사람들 · No. 48 / 50

호크니 — 〈더 큰 물보라〉

David Hockney — A Bigger Splash

1967. 캔버스에 아크릴, 242.5 × 243.9 cm. 런던 테이트.

수영장은 고요하다. 하늘도 건물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직 물 위의 하얀 물보라만 방금 누군가가 뛰어들었음을 말한다.

호크니는 가장 짧은 순간을 가장 느리게 그렸다. 몇 초 만에 사라질 물보라를 작은 붓질로 오래 쌓았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흔적만 남는다.

기하학적인 건물과 수영장의 평면성은 캘리포니아의 밝은 빛을 차갑게 만든다. 쾌적한 공간인데도 이상하게 비어 있다. 사건의 주인공이 화면 밖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변시지의 빈 배와 발자국 없는 길도 부재를 통해 사람을 드러낸다. 호크니는 물보라로 방금 떠난 몸을 말하고, 변시지는 바람과 빈자리로 오래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하나는 찰나의 부재이고, 하나는 기다림이 된 부재다.

물보라는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