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 — 오늘의 사람들 · No. 47 / 50
아이 웨이웨이 — 〈한나라 항아리를 떨어뜨리다〉
Ai Weiwei — Dropping a Han Dynasty Urn
1995. 흑백사진 삼부작. 한나라 시대 항아리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기록.
세 장의 사진이 있다. 항아리를 들고, 놓고, 바닥에서 깨지는 순간이다.
아이 웨이웨이는 오래된 유물을 파괴했다. 문화유산을 모독한 행위인지, 문화의 권위와 시장가치를 묻는 예술인지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파괴가 사진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항아리는 사라졌지만 행위는 이미지가 되어 반복된다. 오래된 물건의 물질적 생명과 현대 예술의 상징적 생명이 맞바뀐다.
변시지는 오래된 것을 깨뜨리지 않았다. 돌담과 초가, 말과 사람을 거듭 그려 사라지는 삶을 붙들었다. 아이 웨이웨이는 파괴를 통해 기억의 권위를 묻고, 변시지는 보존을 통해 기억의 소멸에 맞섰다.
하나는 놓아 버리는 손이고, 하나는 끝까지 그리는 손이다. 두 손 모두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항아리는 깨졌지만 질문은 깨지지 않았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