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연구·비평/명화, 다시 읽기/Ⅶ 오늘의 사람들

Ⅶ — 오늘의 사람들 · No. 40 / 50

뉴먼 — 〈영웅적이고 숭고한 인간〉

Barnett Newman — Vir Heroicus Sublimis

1950–1951. 캔버스에 유채, 242.2 × 541.7 cm. 뉴욕 현대미술관.

“선은 형태를 두르는 것이 아니라 화면 속 힘의 방향을 세운다.” — 변시지, 『예술과 풍토』의 선 개념을 바탕으로 한 편집 요약

붉다. 가로가 오 미터가 넘는 화면을 붉은색이 가득 채우고, 몇 개의 가는 세로선이 지나간다.

뉴먼은 그 선을 ‘지프’라 불렀다. 장식이나 구획이 아니라, 무한한 색면 속에서 ‘여기 내가 있다’고 말하는 존재의 표식이었다.

가까이 서면 붉은색은 주변을 모두 덮고, 세로선은 사람처럼 선다. 숭고는 멀리 있는 산이나 폭풍이 아니라, 색 앞에 선 관람자 자신의 크기와 존재를 느끼는 경험이 된다.

변시지의 화면에도 넓은 마른 풀잎색 들판 위에 작은 검은 세로선이 있다. 사람이다. 그러나 그 선은 곧지 않고 휘어 있다. 뉴먼의 화면에는 바람이 없고, 변시지의 화면에는 바람밖에 없다.

곧게 서는 것이 숭고라면, 휘어지고도 서 있는 것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변시지의 선은 영웅적이지 않다. 다만 쓰러지지 않는다.

붉은색 속의 선들은 아직 서 있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