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연구·비평/명화, 다시 읽기/Ⅰ 빛을 붙든 사람들

Ⅰ — 빛을 붙든 사람들 · No. 01 / 50

고흐 — 〈별이 빛나는 밤〉

Vincent van Gogh — The Starry Night

1889. 캔버스에 유채, 73.7 × 92.1 cm. 뉴욕 현대미술관.

고흐 — 〈별이 빛나는 밤〉 — Van Gogh — The Starry Night (1889)
Vincent van Gogh, The Starry Night, 1889. MoMA, New York. Wikimedia Commons · 퍼블릭 도메인

“아름다움은 인지의 대상이 아니라 감각의 대상이다.” — 변시지, 『예술과 풍토』

하늘이 휘어져 있다. 별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소용돌이가 되어 돈다. 고흐는 밤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잠들지 못하는 마음을 그렸다.

생레미 요양원의 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었다. 갇힌 사람이 하늘을 볼 때, 하늘은 더 이상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나갈 수 없는 자리에서 바라본 바깥이며, 닿지 못하는 세계의 깊이다. 화면 아래의 마을에는 작은 불빛이 켜져 있다.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동시에 그가 그 안에 없다는 뜻이다.

왼쪽의 사이프러스는 땅에 뿌리를 두고 하늘로 간다. 곧게 오르지 못하고 몸을 비튼다. 변시지의 나무와 선도 그렇다. 제주 바람 속에서 곧은 것은 부러지기 쉽다. 선은 휘어지며 견딘다. 고흐의 선이 내부의 격정을 밖으로 밀어 올린다면, 변시지의 선은 외부의 바람을 몸 안으로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소용돌이는 닮았지만 방향이 다르다. 고흐의 밤은 뜨겁고 위로 솟는다. 변시지의 바람은 마르고 낮게 덮친다. 한 사람은 하늘로 뻗었고, 한 사람은 땅에 남았다. 그러나 둘 다 그림으로 견디는 법을 찾았다.

너무 깊이 느끼는 사람을 우리는 쉽게 광기라 부른다. 그러나 어쩌면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견디기 어려웠던 것인지도 모른다. 견딤은 이기는 것이 아니다. 아침까지 남아 있는 일이다.

별은 아직 돌고 있다.

본문의 해석은 필자의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발언은 화백의 말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