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WORKS · FŪDO · LANGUAGES

연구·비평/풍토는 풍경이 아니다/개념어 및 분석 범주

학술판 · 풍토는 풍경이 아니다

개념어 및 분석 범주

이 책에서 쓰는 말의 뜻을 적어 둔다. 괄호 안은 그 말을 자세히 다룬 장이다.

핵심 분석 범주

풍토
이 책에서는 지역의 특징이 아니라, 몸·기후·생활·시간·사회적 기억이 얽힌 '살아진 장소'의 조건을 뜻한다. 와쓰지 데쓰로의 풍토론과 베르크의 milieu 논의를 비교 좌표로 삼지만, 변시지의 풍토 개념을 그 이론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서론 / 제8장 / 제20장)
자세
몸이 자신을 둘러싼 힘과 관계 맺는 방식이 겉으로 드러난 모양. 기울기, 높이, 방향의 세 층위로 읽는다. 논증 VI~VIII에서는 그려진 몸의 것이고, 제6장의 반복론에서는 그리는 사람의 태도이기도 하다. (제12장 / 제6장)
싸우지 않는 미학
자연의 힘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낮아짐·기울기·멈춤을 통해 관계를 지속하는 화면의 형식. 싸우지 않는다는 것은 버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연을 이기려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항을 지우는 말이 아니다. (서론 / 제16장)
저항의 자세
역사적·정치적 힘과 관계 맺는 층위. 2005년 구술에서 화가가 말한 저항의 집념과 독재정권에 대한 마음이 작품의 소재와 만나는 자리를 가리키며, 제작 당시의 의도가 아니라 후대의 자기해석으로 다룬다. 모든 굽은 몸을 정치적 상징으로 만드는 말이 아니다. (서론 / 제16장)
굽은 몸의 형식
두 층위가 같아지지 않은 채 만나는 회화적 자리. 굽음·기울기·낮음·멈춤이 화면의 관계적 문법이 되는 방식. (제16장)
제주화
화가가 자기 그림에 스스로 붙인 이름. 이 책은 소재의 이름만이 아니라 하나의 회화 방식까지 포함하는 말로 읽는다. (이론적 중간결론)
풍토모더니즘
화가의 자칭이나 역사적 사조명이 아니라 이 책이 제안하는 검증 가능한 분석 가설. 외부에서 습득한 근대 회화의 언어가 이동과 장기 거주를 거치며 지각·신체 습관·작업 과정 속에서 재구성되고, 그 변화가 선·색·공간·스케일·반복의 층위로 나타나는 과정을 가리킨다. 영어에서는 고유 사조명보다 설명적 표현 a modernism of milieu를 사용하며, 한국어 풍토 자체는 pungto로 표기한다. 이 표기는 학술판에 한정하며, 교양판과 byunshiji.org 아카이브는 Fūdo를 쓴다. (제20장)
마른 풀잎색
흔히 황토색으로 불리는 후기 화면의 황갈색 계열을 이 책이 시간성의 관점에서 부르는 해석적 명칭. 화가 자신의 색채명은 아니다. 강한 볕 아래 색이 누렇게 변한다는 작가의 구술을 토대로, 살아 있었고 볕과 바람을 겪은 뒤 남은 색이라는 시간적 의미를 부여한다.
덜어냄
여러 후기 그림에서 사물은 적어지고, 색은 줄고, 빈 곳은 넓어지는 일. 가난이 아니라, 남은 것에 일을 모으는 방식이다. (제7장)
유배와 축복
화가는 생전에 자기 삶을 유배라 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축복이라 했다. 이 책은 유배를 고향을 떠나 있고 돌아와서도 완전히 닿지 못하는 삶의 상태를 가리키는 비유로, 축복을 삶의 조건을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의 능력으로 읽는다. (결론)

그림을 보는 말

형식
선과 색과 구도처럼 그림을 이루는 짜임. (제8장)
눈높이
선원근법에서 화면의 수평선은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놓인다. (제8장)
원근법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작게 보이는 원리로 평면에 깊이를 만드는 방법. 선원근법은 평행한 선들이 먼 한 점으로 모이도록 그리고, 공기원근법은 먼 곳으로 갈수록 색과 형태를 흐리게 한다. (제8장 / 제9장)
고유색
사물이 본래 지녔다고 여기는 색. 사과의 빨강, 잎의 초록. (제10장)
조건색
본문에서는 인상주의의 광학적 조건색과 변시지의 장기 지속적 색채 체계를 구분한다. 후자의 경우 '조건색'이라는 동일 범주로 단정하지 않고, 특정 장소의 볕·바람·시간이 반복적 작업을 통해 수렴된 색채 관계로 설명한다.
향토색
한국 근대 미술에서 그 고장의 풍경과 사람, 생활과 색을 그려 그곳다움을 드러내려던 말. 1920~30년대 조선미술전람회를 무대로 널리 논의되었다. (이론적 중간결론)
여백(빈 곳)
형상도 선도 없이 색만 남은 곳. 이 책에서 여백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풍토가 형상 없이 펼쳐진 곳이다. (제11장)
색면
한 가지 색이 넓게 칠해진 면. 그의 후기 화면은 밝은 색면과 검은 선으로 이루어진다.
명암
밝고 어두움의 차이. 그의 화면에서 명암은 빛과 그림자가 아니라 밝은 색과 검은색이 만든다. (제11장)
부피
빛과 그림자의 명암이 사물을 둥글고 두툼하게, 손에 잡힐 듯 보이게 하는 것. (제9장)
평면성
화면이 평평하다는 사실. 모더니즘 회화의 중요한 물음이었다. 그는 평면을 받아들이면서 거리도 남겼다. (제9장)
모더니즘
19세기 후반 이후 나타난 여러 미술의 흐름. 무엇을 그리느냐만큼 어떻게 그리느냐를 물은 근대 회화를 뜻한다. (제8장)
인상주의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화실에서 정해 둔 색이 아니라 밖에 나가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빛과 색을 붙잡으려 한 화가들의 흐름. (제10장)
연작
같은 것을 여러 점 이어 그린 그림들. (제10장)
모티프
한 화가의 그림에 되풀이해 나오는 소재나 형태. (제17장)
육법
6세기 중국 남제의 사혁이 세운, 그림을 평하는 여섯 가지 기준. 둘째 골법용필(骨法用筆)은 붓으로 뼈대를 세우는 법을 말한다. (제10장)
형사(形似)와 사의(寫意)
동아시아 그림 이론에서 겉모양을 닮게 그리는 것과, 안에 담긴 뜻과 정신을 그리는 것. 이 책은 유화 물감과 캔버스로 뜻을 옮기려 한 작업 방식을 '유화로 쓴 사의'라 불렀다. (제7장)
수묵화
먹으로 그린 그림. 그는 1981년에 수묵화를 처음 선보였다. (제7장)

자료를 부르는 말

구술
말로 남겨 받아 적은 기록. 이 책의 구술은 2004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곱 차례 이루어진 『변시지 구술채록문』이다. (서론 / 제4장)
작가노트
화가가 쓴 기록. "그리지 않은 것이 그린 것을 지탱한다"는 화가의 노트(저자 확인)에서 왔다. "선의 성립은 색을 버리는 데 있다"는 화집 『바람의 길: 변시지』에 실린 작가노트에서 왔다. (제11장 / 제7장) 육필 노트2에서 같은 문장이 일부 확인되나(제10·11장 각주), 읽은 글의 정리일 가능성이 있어 화가의 창작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작품 100
byunshiji.org에 실린 백 점의 도판. 이 책의 도판은 여기서 골랐고, 각 그림의 번호(FŪDO 000)를 주와 도판 목록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