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아틀라스 WORKS · FŪDO · LANGU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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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 비평

문학의 토양

The Literary Ground
The Literary Ground

일러두기

이 글은 추정을 다룬다.

변시지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록한 목록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그가 젊은 시절 소설가를 꿈꾸었다고 말한 것, 도쿄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고 전해지는 것,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의 지적 풍토는 알려져 있다.

아래의 서술은 사실이 아니라 정황이다. 그 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


1. 그림 이전에 문장이 있었다

그는 화가가 되기 전에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45년 오사카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로 갔을 때, 그는 아테네 프랑세에 등록해 프랑스어를 배웠다.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이 굳이 언어를 배웠다.
읽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2. 그 시대의 도쿄

1940년대 도쿄의 학생들은 번역과 원서를 함께 읽었다.
도스토옙스키, 모파상, 헤밍웨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남았을 때, 그들이 붙든 것은 문장이었다.
변시지는 그 교실 안에 있었다.


3. 겹쳐 읽을 수 있는 자리들

헤밍웨이 — 덜어내는 문장

헤밍웨이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했다.
수면 아래 팔 할을 감추고 이 할만 띄웠다.

변시지의 화면도 그렇다.
설명하지 않는다. 몇 개의 선만 남긴다.
남기지 않은 것이 남긴 것보다 많다.

『노인과 바다』의 바다와 변시지의 바다는 다른 바다다.
그러나 그 앞에 선 인간의 자세는 닮아 있다.
이기지 못한다.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 유사는 비평가들이 지적한 것이며, 화가 본인의 진술은 아니다.

소세키 — 고독을 응시하는 법

소세키는 근대 속에서 홀로 남은 사람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그 시선은 비명이 아니었다. 낮은 응시였다.

변시지의 노인도 울지 않는다.
언덕 위에 서 있을 뿐이다.
지팡이 하나, 말 한 마리, 그리고 멀리 수평선.

모파상 — 삶의 비애를 냉정하게

모파상은 짧은 이야기 안에 삶의 아이러니를 넣었다.
감정을 부풀리지 않았다.

변시지도 슬픔을 크게 쓰지 않았다.
슬픔을 색으로 바꾸었다. 마른 풀잎색으로.


4. 그러나 조심할 것

문학과 회화를 나란히 놓는 일은 매혹적이다.
그리고 위험하다.

닮았다는 말이 곧 영향을 받았다는 말은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곳에서 같은 것을 발견하는 일은 흔하다.

변시지가 헤밍웨이를 읽었다는 것은 전해지는 이야기다.
소세키나 모파상을 읽었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니 이 글은 이렇게만 말할 수 있다.

**그 시대의 공기 속에 이 문장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공기를 그도 마셨다.**

그 이상은 아직 모른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적는 일도 아카이브의 일이다.


5. 남는 것

그는 결국 소설을 쓰지 않았다.
대신 그림에 문장을 넣었다.

여백이 그의 문장이다.
말하지 않고 남긴 자리, 그것이 그가 쓴 가장 긴 문장이다.


앞으로의 조사

  • - 화백의 육성 구술 자료에서 독서 관련 언급 전수 확인
  • - 아틀리에 소장 도서 목록 조사
  • - 생전 인터뷰·기고문에서의 문학 언급 수집

확인되는 대로 이 글은 추정에서 사실로 옮겨 적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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